사별슬픔 회복을 돕는 좋은 애도 방법
2019.09.06 조회수 61

 

 

 

 

1996년 미국의 애도상담 학계에는 놀랄만한 큰 변화가 있었다. 데니스 클라스(Dennis Klass)와 필리스 실버만(Phyllis Silverman)이 애도상담에 있어 지속적인 결속이론(Continuing Bonds Theory)를 소개한 것이다.

이들은 지난 100년 동안 초기 정신분석 상담이론들이 죽은 사람과의 지속적인 결속을 무시해왔던 상담적 상황을 비판하였다. 즉, 단순히 감정적인 결속을 끊고 회피하는 것이 슬픔치유에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과 그 의미를 이해하고 현재의 삶 속에서 지속적인 연결점을 갖는 것이 치유에 더 도움이 된다고 주장한 것이다.

 

 

 

 

 

 

 

그 이후 현재까지 지속적 결속이론은 학자들의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 가운데 애도를 위한 다양한 방법들이 제시되고 있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사별슬픔에서 벗어나기 위해 고인을 상기시킬 만한 장소를 회피하라고 말했다. 배우자 사별의 경우, 주말이면 함께 다니던 마켓에 가거나 즐겨 찾던 음식점에 가게 되면 배우자의 모습이 떠올라 감정적으로 힘들어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러한 장소들을 피하라고 가르쳤다.

 

하지만, 최근 애도상담에서는 상실을 상기시키는 환경에 노출하는 것이 애도의 과정에 더 도움이 된다고 말하고 있다. 고인을 떠올리게 하는 물건이나 상황과 마주하고, 무덤이나 납골당을 방문하고, 고인의 사진을 간직하고 자주 보는 것을 통해 고인과의 내적인 결속을 유지하는 것이다.

 

8개월 전 쯤 성인 20대 성인 아들을 잃은 부부를 상담한 적이 있다. 상담이 시작된 것은 아들이 죽은 지 3개월 정도 지났을 무렵이다. 이들 부부는 8회기 상담 동안 자신들이 인식하지 못했던 숨겨진 감정들과 마주하면서 애도 작업을 하였고, 아들과의 좋은 추억들을 떠올리며 슬픔과 그리움, 죄책감뿐 아니라 아들이 보여주었던 유머, 배려, 사랑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였다.

 

당시 어머니는 자신만의 좋은 애도의 방법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는 아들을 만나기 위해 그를 안치한 봉안당을 매일 찾아가, 아침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아들 곁에서 책도 읽고 차도 마시면서 시간을 보내고 온다 했다. 그녀가 선택한 애도의 방법은 다른 사람이 봤을 때는 지나치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누가 그녀의 방법을 판단할 수 있겠는가! 아무도 그럴 수 없다. 나는 그녀의 방법을 적극적으로 지지하였다. 매일 아들을 만나고 오면서 그녀는 아들과의 지속적인 결속을 느끼면서, 마음 한 자리에 아들을 재배치하는 과정을 보내고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지속적인 결속을 유지하면서 애도작업을 하는 가운데 중요한 것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일이다.

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자신을 지배하고 있는 감정에서 벗어나게 하며 편안함을 느끼게 한다. 감정 표현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감정적으로뿐 아니라, 신체적, 행동적, 영적, 관계적인 영역에까지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사별 직후부터 애도의 전 과정에 이르기까지 사별자는 다양한 감정들을 경험하게 된다. 이때 신뢰할 만한 사람을 찾아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족이나 친구들이 그 대상이 될 수 있다. 영적 지도자나 전문상담가도 큰 도움을 제공해 줄 수 있다.

 

때로 사별자들은 자신이 느끼는 감정이 부적절하다고 여기기도 한다. 그렇게 된다면 상실에 대한 고통이 가중된다. 사별 이후 사람들은 이런 말을 하곤 한다. “내가 이런 감정을 느끼다니!” “내가 이렇게 편안해도 되는 거야?” 등의 말을 하면서 음식을 먹고 있는 자신의 모습에 대해 놀라기도 하며, 편안히 잠을 이루고 있는 자신이 이상한 것이 아닌가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가 기억할 것은 “모든 감정은 자연스러운 것이고 받아들일만한 것이라는 사실”이다. 자신이 느끼고 있는 감정이 중요한 것이지, 다른 사람이 적절하지 못하다고 하는 말들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배우자를 상실하는 것은 누구도 이해 할 수 없는 자신과 배우자 사이의 일이다. 거기에는 바른 방식이나 적당한 시간이라고 하는 것은 없다. 모든 사람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슬퍼한다. 사별은 누구와 비교할 수 없는 자신만의 독특한 경험이다. 애도의 과정 중 “너무 빨리” 혹은 “너무 천천히” 회복이 된다고 말하는 사람을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다시금 삶으로 돌아오는 시간은 자신에게 달려 있는 것이다.

 

또한, 눈물을 보이는 것이 자신의 약함이나 미성숙함, 자기 통제력의 상실로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혼자 있을 때, 그리고 다른 사람 앞에서 고인에 대한 이야기 나누다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서 눈물을 흘리는 것은 애도의 과정에 큰 도움이 된다. 사실, 누군가 앞에서 울게 되면 사람들은 당황한다. 그러기에 가방이나 주변에서 티슈를 찾아 얼른 건네주려고 한다. 혹은 어깨를 쓰다듬어 주거나 등을 두드려 주면서 위로하려고 한다. “울지 말라”고 말하면서 말이다. 이렇게 누군가 “울지 말라” 혹은 “울어라” “괜찮아” “힘내” “고인도 네가 이러는 걸 원치 않을 거야”라고 말한다면, 그들이 어떻게 위로해 주어야 할지 몰라서 그런 말을 한다고 이해해 주길 바란다. 그들은 상담전문가가 아니기에 그런 상황에 무의식적으로 불편해하거나 당황해하는 것이다.

 

상실의 슬픔은 신체에도 영향을 미친다. 우울감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정기적으로 운동을 하고 건강한 음식을 먹고 충분한 수면과 휴식을 취해야 한다. 좋은 애도를 위해서는 건강이 필수다. 가벼운 운동이나 걷기부터 시작해도 좋다.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음악을 듣고, 책을 읽고, 샤워나 목욕을 하고, 좋아하는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자신에게 시간을 허락해 주라.

이러한 활동은 편안함을 제공해 주는 동시에 몸과 마음에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도록 돕는다.


앞서 지속적 결속이론에서 말한 것처럼, 고인과의 추억을 억지로 잊으려 하지 말고, 마음 한 곁에 간직하고 언제든지 꺼내서 추억할 만한 마음의 공간을 두라. 이러한 마음의 공간 뿐 아니라 실제적인 장소를 만드는 것도 도움이 된다. 산이나 바닷가, 숲길을 거닐거나, 공원을 산책하는 것,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쓰는 것, 박물관을 방문하거나 카페에서 책을 읽는 것도 좋다. 이렇듯 애도를 위한 자신만의 방법과 장소를 찾는 것은 좋은 애도를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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