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얼 人· 禮 · 通]상실 치유컬럼 #10_예견된 죽음과 가족들의 슬픔
2020.05.06 조회수 640

안녕하세요. 분당메모리얼파크입니다. 

저희 홈페이지 '상실 치유컬럼'에 열 번째 글이 발행되어 소개드립니다. 

 

가족이 말기 질환 혹은 장기간의 질병을 앓고 있는 경우 긴 간병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기 마련인데요

정상적인 생활이 힘들어지는 경우 이러한 고통이 빨리 끝나기를 바라게 됩니다.

이는 환자가 죽은 이후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할 죄책감, 수치감 그리고 후회감으로 남게 됩니다.

하지만 애도 상담 전문가 윤득형 박사는 '이러한 감정은 많은 사람에게서 일어나는 일반적인 감정이며, 자책감으로 스스로에게 고통을 주는 일은 피해야 한다'고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컬럼을 참고하세요.

 

 

 

 

 

예견된 죽음은 말기질환 혹은 장기간의 질병으로 인해서 죽음을 미리 예상하고 있는 경우를 말한다.

이렇게 죽음을 예상하는 경우 가족들은 오랜 기간 간병으로 인해 정신적, 육체적 소진이 일어나고, 정상적인 생활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이러한 고통이 빨리 끝나기를 바라거나 간호에 소홀할 때가 있다. 이는 환자가 죽은 이후에 아무에게도 말 하지 못할 죄책감, 수치감, 그리고 후회감으로 남게 된다.

 

사실 집에 장기 환자가 있는 경우는 가족들의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가족이 매일 환자를 돌봐야 한다면 일상의 삶을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환자를 위한 많은 돌봄이 요구된다. 처음에는 기꺼운 마음으로 시작했다하더라도 시간이 지날수록 육체적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가 쌓여간다. 이로 인해 혼란스러운 감정이 일어난다. 때로는 ‘이 쯤에서 고통이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돌봄에 정성을 다하지 못할 때도 있다. 요즘은 요양병원과 같은 시설에 환자의 돌봄을 맡기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가족들은 육체적 피로에서는 벗어날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미안함이나 죄책감 같은 마음의 짐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다.

 

얼마 전 남편을 잃은 부인을 만났다. 그녀는 몇 해 동안 집에서 남편의 병간호를 도맡았다고 한다. 그녀의 마음이 어떤 지 물어보니 “남편은 천국에 갔다”고 말하면서 많이 슬프거나 힘들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남편이 죽고 난 후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는 증상이 나타났고 피부가 검어지는 기이한 현상까지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는 남편을 잃은 상실에 대한 반응이 신체적으로 나타난 경우이다. 신앙이 깊었던 그녀는 “천국에 갔으니 괜찮다. 슬퍼할 것 없다”고 말을 하였지만, 그녀의 표현되지 못한 양가감정이 급기야 피부에 보이는 이상 반응으로 나타난 것이다.

 

상실로 인한 반응은 크게 네 가지 차원이 있다. 감정, 인지, 신체, 행동의 반응이다. 그녀에게 설명을 해 주니 자신에게 나타난 피부의 반응이 슬픔의 신체적 반응이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였다. 이야기를 조금 더 나눠보니 그녀는 오랫동안 남편을 돌보면서 때때로 극도의 피로와 정신적인 고통에서 빨리 벗어나고 싶은 생각이 들곤 했었다고 한다. 남편이 죽고 난후 이로 인한 죄책감과 후회감은 그녀의 마음을 괴롭혔다. 신앙적으로 이겨냈다고 생각했지만 누구에게도 표현할 수 없었던 깊은 감정의 고통은 피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이렇듯 죽음이 예상되지만 지연되는 경우 가족들은 더욱 힘든 상황에 빠지게 된다. 알렌 휴 콜(Alan Huge Cole)은 『굿모닝: 알렌박사가 말하는 슬픔치유』에서 사별자들이 지니는 감정들 중에서 죄책감, 후회감, 수치심 등은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감정이라고 말한다. 그러기에 이러한 감정이 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사실을 알게 해야 한다고 말한다. 감정들이 표현되어질 때 사별자들은 감정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고 건강한 애도의 과정을 보낼 수 있다. 알렌 박사는 자신과 상담했던 한 여인, 트란스의 예를 통해 이 사실을 말하고 있다.

 

트란스는 남편 토니가 파킨슨씨 병으로 인한 합병증으로 죽기 전까지 거의 10년 넘도록 병간호를 했다. 그동안 토니의 병세는 더욱 심각하여 더 많은 간호가 필요하였다. 결국, 트란스는 자신 혼자의 힘으로는 도저히 돌볼 수가 없었기에 그를 양로병원에 입원시켰다. 트란스는 매일 병원을 방문하여 많은 시간을 그와 함께 보냈다. 그녀는 남편을 사랑했고 그를 위해 헌신하였다. 토니가 세상을 떠났을 때, 트란스는 ‘이 모든 일이 끝난 것에 대한 안도감’을 느꼈다고 한다. 그것이 그녀의 수치감을 자극하였다.

 

그녀는 알렌 박사에게 이렇게 말했다. “제가 너무 이기적인 것 같아요, 이러한 감정을 인정하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끝이 나서 잘 됐다는 생각이 듭니다. 토니가 너무 그립습니다. 수년 동안 토니의 몸이 점점 쇠약해져가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는 것은 정말 끔직한 일이었습니다. 저는 또한 지금 해방감을 느낍니다. 목사님도 아시겠지만, 그동안 눌려왔던 큰 짐에서 벗어났다는 것이 얼마나 저를 안도시키는지요. 토니를 보고 싶지만, 같은 상황에서는 아니고요. 결국, 제가 감당하기에는 너무나도 큰 짐이었습니다.”

 

트란스는 깊은 안도감을 느꼈다. 남편이 긴 세월의 고통에서 벗어났다는 안도감과 자신이 이 모든 돌봄의 무거운 짐에서 벗어났다는 차원에서의 안도감이다. 장기간 돌보던 환자가 죽고 난 후에 느끼는 안도감이나 만족감은 트란스의 경우처럼 자신이 어떻게 이런 감정을 느낄 수 있는지 의아해하며 수치스러움을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감정은 많은 사람에게서 일어나는 공통적인 감정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주변에 신뢰할 만한 사람에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스스로에게 고통을 주는 일은 피해야 한다.



 

 



 

수년간 돌봄을 해야 하는 장기 환자 외에 임종을 앞둔 말기 암 환자를 돌보는 가족들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나라 말기 암 환자들의 호스피스 이용률은 현재 15퍼센트 정도이다. 아직도 많은 환자들이 병원에서 항암치료를 비롯한 연명치료를 받다가 죽어간다는 사실이다. 연명치료를 선택한 가족들은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환자를 살리려는 마음이 간절할 것이다. 하지만 생각과는 다르게 환자는 더 고통 받게 되고 인공호흡기에 의존한 채 의식을 잃게 된다. 결국 환자는 가족들과 제대로 된 작별 인사도 못한 채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거친 대부분의 가족들은 후회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 편안하게 임종을 맞이하도록 돕고 삶을 마무리하는 과정을 통해 사랑의 마음을 전하고 작별인사를 건넬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놓치게 된 것을 아쉬워한다.

 

엘리자베스 큐블러 로스가 이야기한 죽어가는 환자의 다섯 가지 단계(부정, 분노, 타협, 우울, 수용)는 환자 뿐 아니라 가족들도 동일하게 겪는 과정이다. 함께 부정하고, 분노하고, 타협하고, 더 이상 삶에 대한 희망이 없음을 발견하며 우울감에 빠진다. 이러한 단계에 슬픔을 많이 표현하는 것은 환자가 세상을 떠난 이후 가족들이 겪을 애도의 과정에 도움이 된다. 또한 수용의 단계에서 환자와 가족들 간에 해결되지 못한 일들을 이야기하며 감사와 사랑 혹은 후회와 실망에 대한 모든 마음을 표현하여 화해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 이로 인해 사별 후 겪게 될 후회나 죄책감에서 보다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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