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연희아빠

추어탕 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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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희엄마 2023.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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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희아빠!

어제는, 그 전날에 동대문광장시장엘 성과도 없이 쏘다니느라
몸이 너무나도 피곤하여 하루 종일 쉬려고 맘먹었지만
낮잠 중에 걸려 온 편찮으신 어르신의 전화에
부리나케 달려가 몇 시간을 말벗을 해드리고 왔습니다.

처음으로 방문하는 그분 댁으로 향하는
가파른 길을 올라가는 마을버스의 차창 밖으로
왠지 무언가 맞닥뜨릴 것 같은 느낌이 들더니
바로 그 가게였습니다.
당신이 사망의 그 강을 건너갈 시각 즈음에
난 아무것도 모르고 당신과 함께 먹을 추어탕을 사려고
일부러 그 멀고도 힘든 길을 찾아가서 두 그릇을 포장해 갔는데 . . .
당신은 이미 다시는 못 올 길로 영원히 가 버리고 만 뒤였습니다.
그 추어탕만 안 사 갔다면 어쩜 당신의 마지막 떠나는 길을
배웅할 수도 있었을 거라는 미련이
내 가슴속에 깊이 자리잡고 있었나 봅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엔 버스도 타지 않고
무작정 걸어 내려왔는데도 또 한번 그 가게를
지나치게 되었으니 . . .
소리 없는 탄식이 나왔습니다.

긴 시간 동안 잠을 자고 싶지만
그렇게 되지 않는 것도 요즈음의
내 삶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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