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연희아빠

이사했어요.

연희엄마 2017.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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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희아빠!

이사했어요.
완희가 추석 연휴에 해외 나들이 갔던 지난 7일에 연희가 도와주어서 잘 마쳤습니다.
예상대로 편하고 좋아요. 다시 그 옛날로 돌아간 것 같이 ...
비록 이젠 나 홀로 서야 한다는 쓸쓸함도 없지 않아 있지만, 하빈네랑 완희네 그리고 조서방 병원,
모두 차로 10분내의 거리에 있으니 아이들이나 나나 별로 걱정은 안해요.
꼭 두 주일이 지났는데 내가 하도 바삐 살아서인지 외롭다는 생각은 아직 없네요.
하필 계절이 가을이라서 몹시 허전할까봐 내심 염려도 했는데요.
오늘 저녁엔 하빈네서 연희가 포장해 온 초밥을 먹고 왔는데, 완희도 퇴근 후에
같이 합류하여 저녁을 먹고 갔다고 해요.
당신 떠나고 나서 더욱 애틋해진 우리 가족의 마음입니다.

그런데 연희아빠!
꼭 일주일 전에 또 하나의 엄청난 일이 있었어요.
우리 교회 친구의 남편이 당신과 꼭 같은 증세로 갑자기 세상을 떠났답니다.
그 비보를 듣고는 그저 어떻게 하지?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만 맴돌더군요.
장례식장에서 황망해 하는 그 친구를 보곤 서로 끌어안고 얼마나 울었던지요?!
그동인 어떻게 살았냐?는 그녀의 물음에 그냥 시간이......라는 말밖엔 할 수 없었습니다.
화장장에서 남편의 시신이 불 속으로 들어가기 직전에 관을 쓰다듬으며 사랑해요. 잘 가요.라며
그가 울 때는 나도 똑같이 서럽디서러운 마음이었습니다.

연희아빠!
나는 이제 더 이상 슬퍼해서는 안될 것 같은 생각이 드네요.
그런 큰 아픔을 지금 막 겪고 있는 이가 곁에 있는데 어떻게 나의 아픔을 나타낼 수 있겠어요?
새삼스레 세상의 이치와 삶의 의미가 참으로 씁쓸하단 느낌도 들지만,
보이는 세계보다 더 큰 손으로 우리를 이끌어가시는 분의 섭리에 비추어 보면
결국은 모두가 사랑인걸요.

연희아빠!
내일은 완희네 집에 가서 대충 일을 해 놓고 와야겠어요.
하루를 넘어서서 벌써 새벽이네요.
그만 쓸게요.
잘 있어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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