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분 제도
2019.08.21 조회수 852

안녕하세요. 장승수 변호사입니다.

오늘은 제가 최근에 진행한 사건을 정리해서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고인은 전처와의 사이에서 아들1명(A)과 딸1명(B)을 두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결혼을 했는데, 결혼한 배우자와 사이에서 아들 2명(C, D)과 딸1명(E)을 두었습니다. 전처는 이미 사망했고, 현 배우자는 아직 생존해 있습니다.
 

 

 

 

 

고인은 사망하기 15년 전에 현 배우자2에게 아파트를 증여하였는데, 고인이 사망할 당시 그 아파트의 시가는 17억 원입니다. 그리고 고인은 사망하기 전에 13억 원의 금융자산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그 전부를 자식 C에게 유증하였습니다. 즉 고인이 유언장을 작성하여 자신이 사망하면 금융 자산 13억 원을 전부 C에게 준다고 써 둔 것입니다. 이외에 고인의 재산으로 밝혀진 것은 없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배우자2와 C, D, E 사이에서는 고인의 금융재산 13억 원이 전부 C에게 돌아가는 것에 대해 이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고인의 자녀인 A와 B는 생전에 고인으로부터 받은 재산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리고 고인이 유언장으로 금융재산 전부를 C에게 유증하였으므로, 금융재산 13억 원은 모두 C에게 넘어갑니다. 그에 따라 A와 B는 고인의 사후에도 고인으로부터 아무런 재산도 상속 받지 못하게 됩니다. 다만 A와 B는 고인으로부터 생전증여를 받은 배우자2와 유증을 받은 C에게 유류분을 청구할 수 있을 뿐입니다.

 

한편 고인의 상속인은 고인의 배우자2와 자녀들인 A, B, C, D, E 이렇게 6명입니다. 그리고 법정상속분은 배우자2가 13분의 3, A, B, C, D, E는 각각 13분의 2입니다. 그리고 자녀인 A와 B의 유류분은 법정상속분의 2분의 1인 13분의 1입니다.

여기까지는 간단한데, 그러면 유류분 금액을 도출하기 위하여 무엇에 대해 13분의 1을 곱해야 할까요? 고인이 유증한 금융재산 13억 원에 13분의 1을 곱해야 할까요? 아니면 고인이 사망하기 15년 전에 배우자에게 증여한 아파트의 가격까지도 더한 30억 원(금융자산 13억 원 + 아파트 시가 17억 원)에 13분의 1을 곱해야 할까요?

 

결론을 말씀드리면 30억 원에 13분의 1을 곱한 금액 즉 230,769,230원이 A와 B가 받을 유류분액입니다. 즉 A와 B는 고인이 남긴 금융재산 13억 원으로부터 상속을 받을 수는 없지만 유류분으로 230,769,230원씩을 받을 수는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 A, B는 230,769,230원을 누구에게 받아야 할까요? 고인으로부터 재산을 받은 사람은 배우자2와 C이므로 배우자2와 C로부터 받아야 할까요? 아니면 더 많은 금액을 받은 배우자2(17억 원)로부터 받아야 할까요? 아니면 고인이 사망할 때까지 소유하고 있던 금융재산을 받은 C로부터 받아야 할까요?

 

결론을 말씀드리면 A와 B는 230,769,230원씩을 C로부터 받아야 합니다. 우리 민법 제1116조에서는 “증여에 대하여는 유증을 반환받은 후가 아니면 이것을 청구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 조항의 의미는 유류분은 유증을 받은 금액으로부터 다 받을 수 없을 때에만 증여를 받은 사람에게 청구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A와 B는 유증으로 13억 원을 받은 C로부터 유류분액 230,769,230원씩을 다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증여를 받은 배우자에게는 유류분을 청구할 수 없습니다.

 

한편 고인의 실질적인 재산은 30억 원(금융재산 13억 원 + 아파트 17억 원)입니다. 그리고 앞에서 말씀드린대로 법정상속분은 13분의 2이고, 유류분은 13분의 1입니다. 그러므로 A와 B로서는 고인의 실질적인 재산 30억 원에 법정상속분 13분의 2를 곱한 금액인 461,538,461원씩을 상속받는 것이 훨씬 더 많은 금액을 받는 것이고 또 공평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A와 B가 법정상속분대로 상속을 받지 못하고 유류분을 받게 된 이유는 고인이 금융재산 13억 원을 전부 C에게 준다는 유언장을 남겼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A와 B로서는 그 유언장을 고인이 진짜로 작성한 것인지 아니면 누군가가 고인이 작성한 것처럼 만들어 낸 것인지 알지를 못합니다. 그러니 A와 B로서는 유언장이 진짜인지 가짜인지를 의심할 수도 있습니다. 만일에 진짜가 아니라면 461,538,461원씩을 받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언론에도 가끔씩 보도되듯이 유언장이 진짜인지 가짜인지를 두고 소송이 벌어지는 것입니다.

 

한편 소송이라는 것은 당사자들을 정신적으로 매우 힘들게 만들고, 변호사 비용 등 경제적으로도 상당히 부담을 주는 것입니다. 더군다나 가족 사이의 상속 소송은 당사자들을 더욱더 괴롭게 만듭니다. 그러니 만일에 소송을 피할 수 있거나, 소송을 해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크지 않다면 소송은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므로 A와 B로서는 이렇게 의심을 하고 무작정 소송을 벌이기 전에 다시 한번 정확하게 알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앞에서 설명한대로 A와 B의 유류분액을 산정할 때 30억 원에 13분의 1을 곱해서 산정했습니다. 그런데 13억 원을 C에게 준다는 유언장이 가짜라면 A와 B는 30억 원에 법정상속분인 13분의 2를 곱한 금액을 상속받는 것일까요?

결론을 말씀드리면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고인이 사망할 때 남긴 금융재산 13억 원에 13분의 2를 곱한 금액을 상속받는 것일까요?(이렇게 되면 2억 원밖에 되지 않아서 소송을 고민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그것도 역시 아닙니다. 계산이 미궁에 빠지는 이유는 배우자가 고인이 살아 있을 당시 17억 원을 증여받았기 때문입니다. 만일에 17억 원이 증여되지 않고 그대로 고인의 이름으로 남아 있다면 30억 원에 13분의 2를 곱하면 됩니다.

 

이와 같이 상속인 중에 고인의 생전에 증여를 받은 사람이 있을 때에는 법정상속분대로 상속이 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 상속분을 산정해서 상속이 이루어집니다. 그리고 구체적 상속분의 산정 과정은 다소 복잡합니다. 이 글에서 구체적 상속분의 산정 과정에 대해서 상세히 말씀드리는 것은 부적절한 것 같고, 결론적으로 만일에 유언장이 무효라면 A와 B가 받을 구체적 상속분은 2억 6,000만 원씩입니다.

그리고 앞서 말씀드린대로 유언장이 유효할 경우에 A와 B가 받을 유류분은 230,769,230원씩입니다. 그러므로 그 차이는 3,000만 원도 채 되지 않습니다. 물론 3,000만 원도 큰돈이기는 하지만, 유언장이 진짜일 때와 가짜일 때의 차이가 이 정도 밖에 나지 않는 것이라면 유언장이 무효라고 주장하면서 고통스러운 소송을 진행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다시 검토해 보기에는 충분히 의미 있는 금액입니다.

 

지금까지 제가 최근에 진행한 사건을 가지고 유류분은 어떨 때 발생하는지 그리고 그 금액은 어떻게 계산하고 또 누구에게 청구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살펴봤고, 조금 더 나아가서 유류분이 아니라 상속을 받으면 어떻게 되는지에 대해서도 살펴봤습니다. 유사한 상황에 처하신 분이 계시다면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SNS에 공유해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