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연희아빠

한라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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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희엄마 2024.03.16
조회수 : 87 총공감수 : 3
연희아빠 !

얼마 전에
보낸 이의 이름도 적히지 않은 채로
한라봉 한 상자가 택배로 왔습니다.
그것도 제법 큰 상자의 . . .
알고 보니 정희 님으로부터의
깜짝 선물이었습니다.

완희 점심 도시락에 매일 하나씩 넣어 주기에
정말로 편하고 좋았어요.
연희네 나누어 주고도
여러 날을 과일 걱정 없이 지냈네요.
요즈음 사과 값이 얼마나 비싼지
쉽게 집어들지도 못 하는데 . . .

요새 요양보호사 일을 시작했습니다.
자격증을 딸 때는 직업으로 하려던 게 아니었는데
어쩌다 보니 아르바이트 삼는 일이 되었네요 .
요양보호 받을 나이에 무슨 남을 보호하냐며
애들도 웃지만 하는 데까지 해 보려고요.
나보다 세 살 위인 어르신인데
뇌졸중으로 편마비가 와서 거동이 불편하신 분이에요.
그래도 행동만 느리실 뿐이지
대화도 잘 통하고 정서적인 면에서도
나랑 잘 맞는 것 같아서 무난히 지내고 있답니다.
나와 똑같이 왼손 손가락 손톱 두 개에
봉숭아 물을 들여드렸더니
어찌나 좋아하시던지요.
내가 취미 삼아 했던 캘리그라피 도구들을 갖고 가서
가르쳐드렸더니 잘 따라 하시더라고요.
워낙 필체도 좋으셨던 분이라서 . . .

이웃에게 값없이 받은 혜택을
어떻게 난 남에게 흘려 보낼 수 있을까를
깊이 생각하게 되는 요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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