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연희아빠

팔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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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희엄마 2024.04.10
조회수 : 72 총공감수 : 9
연희아빠 !

오늘이 당신의 팔순,
그냥 보내기가 서운해서 나름대로 이벤트를 준비하였습니다.

지난 주일, 성전 제단 위에 꽃 장식을 준비하며 한참을 울었습니다.
완희에게
- 평소 아빠가 좋아하시던 돼지불고기를 사 먹자 - 고 말을 하면서 또 울컥.

흐드러지게 피어진 봄꽃길을
연희 덕에 가뿐하게 귀에 착용한
무선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으며
사랑에 겨운 몽롱함에 취해 춤을 추듯 탄천길을 걷는
2024년의 봄날입니다.
누구라도 무엇이라도 용서할 수 있는
넉넉한 마음입니다.

지난 토요일엔 친구들과 함께 변진섭 님의 콘서트엘 다녀왔어요.
내가 바라던 - 사랑니 - 를 들을 수 있었고
전혀 예상치 않게 효종 씨를 안아 보는 영광도 갖고요.
엄마 심부름이라며 쪽파 보따리를 들고
멀리서 달려오는 모습이 마치 어린아이와도 같이 상쾌해서
두 팔 벌리고 기다렸다는 듯이 안아서 토닥여 보았는데,
손바닥에 남은 여운은 역시 - 듬직한 아들이구나 ! - 라는 안도감이었습니다.
건반을 두드리는 모습이 하도 아름다워서
아예 내 핸드폰 프로필 사진에 짤막하니
지난번 열린음악회 때의 영상을 올렸다나요.
효종 씨 덕분에, 초대장을 얻어서 같이 공연을 본 지인들과는
더욱더 친밀해지는 보람도 생겼으니 그저 고마울 뿐이죠.

그저께는 오랜만에 나의 휴일에 맞춰서
정희 님과 동수어머님 그리고 정희 님의 남편인 박 선생님과
점심도 먹고 예쁜 커피집에서 노닥거리다 사진도 찍으면서
그렇게 여유로운 시간도 가졌더랬습니다.
나는 빈손으로 갔는데 박 선생님 덕분에 당신도
프리지아 꽃다발을 선물 받을 수 있었고요.

내가 결혼한 지 오십 년이 되어가도록
먼저 전화를 걸어오신 적은 한 번도 없으셨던 형님이
며칠 전엔 놀러 오라는 말씀까지 하시며 전화를 주셨답니다.
놀랍기도 하고 그립기도 해서 내일은 단양엘 다녀오려고요.
하룻밤을 자고 오렵니다.

요즈음은 이래도 되나 ? 싶을 정도로
평안하고도 무탈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범사가 감사할 따름이에요.
또 올게요.
안녕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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